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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추미애 손절?.그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여기까지 왔다"
  • 임채균 편집국장/ 대표
  • 등록 2021-04-22 14: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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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들의 반성은 촛불시민의 열망을 무참하게 만드는 것"

"새로운 정치질서가 필요하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개혁의 시작일 게다. 조국∙추미애 연대를 강력히 주문한다. 비로소 그들이 스스로의 운명을 짊어질 때가 왔다. 기존 질서를 깨는데 이만한 사람들이 없다. 정치는 우리 사회가 옳고 그름을 분별, 윤리적으로 건강하고 선한 사람이 본이 되는 사회환경을 구축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기존의 고루하기 짝이 없는 정치인들에겐 무리라는 게 이번 선거에서 얻은 교훈이다. 하여, 조국∙추미애 연대를 강력히 주문한다. 새로운 정치질서가 필요하다." 

서울의소리 / 사진자료 제공받음

20대 남성은 왜 돌아섰나-조국·추미애 손절? 

조국과 추미애 손절론이다. 그리고 내로남불이라며 모두를 돌려까기했다. 20대 남성들이 조민씨의 입시 관련하여 공정에 대한 심대한 문제의식을 가졌음에도 그를 내치지 않았기 때문에 돌아섰다는 분석인데 나는 여기에 동의할 수 없다.

일단 조국 정국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의 평가를 받았다. 20대 남성의 경우 지난 21대 총선에서 타 연령대에 비하면 격차가 좁지만 (더민)47.7%: (미통)40.5%로 더민주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조민의 표창장 사건은 아직도 법정에서 다투는 일이다. 중상위권에서 고교입시 혹은 대입시를 해본 청년들은 그것이 공정과는 큰 관계가 없다는 것을 다 안다. 애초에 조민은 일반고가 아닌 외고였고 외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학생이었다. 그녀의 대입시는 당시 교육부가 마련한 입시제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은 것이었다. 무엇보다 많은 학생들이 비슷한 방법으로, 더한 방법으로 대학에 갔다.

현재 우리나라는 서울대를 정점으로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건동홍’을 주문처럼 왼다. 여기에 카이스트, 포항공대는 별개이고 의대는 또 별개이다. 전국의 모든 대학이 일렬 종대로 서 있는데 사실 난 이것이 오늘날 서울의 부동산을 점점 난맥상으로 만들고 지역의 슬럼화, 나아가 지방을 소멸위기로 이어지게 만든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일곱살 위의 나의 오빠가 대학에 들어간 1980년만 해도 지방에서는 국립대인 서울대에 못가면 경북대를 가기도 할 만큼 지방국립대의 위상은 지금과는 딴판이었고 부산대, 전남대의 위상은 서연고에 결코 뒤쳐지지 않았다. 성적이 좋다고 무조건 의대를 선택하지도 않았다. 

내가 대학에 들어간 1987년까지만 해도 사립대가 부담스러우면 망설임없이 지방국립대를 선택했다. 지방 국립대는 말 그대로 지방거점국립대로서 지역의 인재풀을 형성하고 지역경제와 지역사회 곳곳에 실핏줄처럼 노동자를 공급했다. 이러던 것이 IMF를 거치면서 전국의 고3을 서울대부터 일렬종대로 세우는 대학서열화가 점점 가속화되어 이제는 부실사학도 서울에 깃발만 꽂으면 그만이라고 외칠 지경이 되어버렸다. 

서울대를 위시한 대학의 서열화는 인서울 10개 대학의 출신계급을 매우 단순화시켰고 이는 대학생들의 여론이 더이상 청년 세대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게 만들었다. 실제로 서울대의 절반은 강남 출신이고 외고,특목고,자사고의 비중이 높다. 서울대에 합격자들의 출신고 상위 10개 고교중 일반고는 전무하거나 하나쯤이다.

인서울 10개대에 자녀들이 재학중이라면 친구들의 출신을 물어봐라. 모르긴 해도 절대적으로 기득권층 자녀들일 것이다. 상위권 대학일수록 정치적 보수성향을 띠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20대 청년들이 중고등학교에 다닌 2005년 이후는 여러분 부자되세요, 가 마법의 주문처럼 외쳐지고 지금의 중장년 세대가 민주주의 가치가 아닌 내 부동산의 가치를 높여줄 이명박을 선택했다. 20대 청년들이 중교등학교에 다닌 시기는 정확하게 이명박근혜 정부와 중첩된다. 이들은 이때부터 이미 건물주가 꿈이었으며 1백억을 준다면 감옥도 마다 않겠다고 응답했던 아이들이다. 

내가 사는 강원도 원주에서조차 유아기에는 영어유치원 바람이 불어 집에서도 유치원에서도 영어로 말해야 밥을 먹을 수 있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과학고와 영재고, 국제중 입시를 준비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자마자 특목고, 자사고 입시를 준비했고 제도적 빈틈을 이용해 더 유리한 재수는 상위권에서는 필수학년이 되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의 20대가 유아기의 사회화를 겪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순간도 무한경쟁에 내몰리지 않았던 때는 없었다.

지금 20대 후반이 대학에 들어갈 때는 온갖 특기자 전형이 생겼으며 어학성적을 스펙으로 넣기 위해 아이들은 HSK, JPT, TOEFL을 과외로 공부해야 했다. 지원하는 학과의 특성을 살린 독서이력이 맞춤형으로 컨설팅되고 봉사시간을 채워야 했다.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가 마치 엄격한 계급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성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수학 문제 하나 미끄러지면 연이 중이 되는 게 현실이다. 20대가 입시문제와 관련하여 공정을 문제제기하는 이유는 자기가 왜 합격했는지 왜 불합격했는지 모른다는 데 있다. 수시는 운이라고 생각하기에 일부는 조민씨가 아버지의 찬스를 썼다고 믿는 것이다.

그들은 상위권 대학일수록 그것이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부모의 재력과 네트워크에 있다는 것을 잘 안다. (물론 늘 예외는 있다. 우리는 안 그렇다거나 우리 아이는 안 그랬다는 얘기는 하지 말자) 그들은 조민씨가 표창장으로 대학에 합격했다는 주장은 애당초 말도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어쨌든 유명한 아버지를 둔 덕분에 자기보다 출발선이 더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녀에게 시기질투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나는 20대가 조민씨에게 억하심정이 있다면 논리가 아닌 기득권 혹은 기득권의 자녀에게 가진 집단적인 르상티망이라고 생각한다. 조국 정국 때 촛불시위를 한 것은 스카이대학이었고 넓게 잡아도 인서울 10개 대학 내의 일이다. 

서연고를 중심으로 조국과 조민을 규탄하고 공정을 외치며 촛불시위가 있었고 조중동은 이것이 마치 모든 대학생들의 여론인 양 확대재생산해 주었다. 물론 수능 성적표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대학에 다니던 아이들 일부가 조민이 내 자리를 빼앗아갔다고 분노하는 대열에 합류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전적으로 검찰과 한배를 탄 일그러진 언론 때문이고 이를 방치한 정부와 여당의 책임이다. 입시학원 원장이 자신의 생계위협에도 불구하고 방송에 나와 인터뷰하고 글을 올릴 때 정부와 여당은 무엇을 했나. 교육부에서 당시 입시요강만 확인시켜줘도 상당부분 해소되는 일을 방치한 건 다름아닌 그들이었다.

개혁시민들 사이에서도 조국과 정경심의 입시와 사모펀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안다. 불법도 아닌데 가진 것을 이용하여 더 좋은 학교에 가려고 하는 것이 왜 비난받을 일인지 나는 모르겠다.

돈도 있고 학교에서 연결된 학부모 인적 네트워크도 있는데 왜 다 마다해야 하나. 조민씨는 그 실력으로 수시가 아닌 정시로 대학에 들어갔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그녀에게 잘못이 있다면 정량화된 정시가 아닌 정성평가하는 수시를 선택했다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조국이 잘못했다고 치자. 그의 아내가 사모펀드를 해서 돈을 벌려고 했다고 치자. 그의 딸이 표창장을 위조하여 봉사활동기록으로 이용했다고 치자. 그래서 그들이 받은 검찰의 이잡듯 하는 수사, 모멸감을 주는 수사가 정당했다는 것인가.

표창장 증거 하나 찾으려고 70여 번 압수수색하고 부부와 가족의 이메일까지 만천하에 오픈하며 망신을 준 것이 과연 법과 인권이 있는 나라에서 일어나도 괜찮은 일인가. 죄형법정주의와 무죄추정의 원칙이 전혀 보장되고 있지 않은데 국가인권위는 무슨 일을 했고 있지도 않은 피의사실을 소설 써제끼듯 복붙하여 수십만건 확대재생산해 낼 때 방통위는 무엇을 했는가.

나는 당시를 국가의 시스템이 전면 마비된 때로 기억한다. 청년, 청년 하면서 정작 청년인 조민씨에 대한 인권보호의 노력은 어디에도 없고 공정, 공정 외치면서 어디에도 그 가족이 문명국가의 일원으로서 공정하고 합당한 수사와 처벌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열여덟살 여고생의 내밀한 일기를 안주거리로 삼고 꾹이 꾹이 한다며 부부의 은밀한 언어에 똥물을 끼얹은 자들은 어떤 처벌을 받았는가. 과연 그 당시에 국가가, 국가의 시스템이 존재하긴 했는가. 

솔직해지자. 검찰개혁에 대한 열정을 가졌다는 이유로 조국을 죽이기 위해 그의 아내와 딸 아들을 인격살인하고 장바닥에 내팽개친 건 검찰을 위시한 기득권 세력만이 아니라 무기력하게 지켜만 본 당신들도 한편이었다.

검찰청법을 바꾸든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읍소를 하든 윤가를 자르라고 함께 비를 맞을 생각은 않고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 봐 전전긍긍했던 자들이 당신들이다. 2020 총선의 압승은 그거 하라고 국민들이 만들어준 것이다. 당신들은 조국을 등에 업고 국회의원이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조국을 진작 내쳤어야 했다고, 조국을 버렸어야 했다고 말하다니 난 당신들이 인면수심이라고 생각한다. 조국도 추미애도 못 지켜주는 당신들이 아무 힘도 권력도 없는 난들 지켜줄까 의심의 눈초리로 본 것이 이번 보선인 것이다. 

입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말에 하나도 부족함 없이 행동하는 당신들이 오히려 개혁의 후퇴를 말하고 조국과 추미애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것을 보며 절망감을 느낀다. 조국과 추미애를 감싸는 게 20대 남성의 이탈을 가져오게 했다는 분석은 국짐당과 언론의 선전선동을 그대로 차용한 것일뿐 전혀 설득력이 없다.

조국과 추미애를 버렸어야 했다는 것은 곧 윤석열을 옹호하고 그가 옳았다는 것인데 이것을 반성과 쇄신의 근거로 갖고 나오다니 당신들은 그나마 조국과 추미애를 제물로 삼아 발을 내딛은 검찰개혁의 성과를 고스란히 저들에게 갖다 바치겠다는 것인가. 당신들의 반성은 촛불시민의 열망을 무참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로남불이란 말은 더 이상 하지 말자. 입시요강에 따라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더 많은 지원을 받으며 입시를 준비하는 것을 비난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며 재산불리기에 관심없는 사람이 있나.

왜 나는 부자진보를 친구로 두어서는 안 되는가. 왜 나는 엘리트 진보에게 더 엄격해야 하나. 정작 박덕흠 같은 자는 털끝도 못 건들면서 재계약하며 조금 올려받은 것을 비난한다고 같이 올라타 내로남불이라고 외치는 거 볼썽사납다. 이것이야말로 요르문간드처럼 자신의 꼬리를 물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자살골 전략이다. 

지금이 왕조시대도 아니고 도덕정치를 할 능력도 생각도 없는 자들이 도덕정치를 요구한다. 공화주의 사회에 법 테두리 안에 있으면 그만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만큼 처벌하면 되지 자격미달의 저들이 절대순수를 말하는 것에 같이 부화뇌동하는 것 참 봐주기 힘들다. 분명한 것은 조국, 추미애가 있었기에 그나마 여기까지 왔다는 점이다.  <서울의소리  / 글쓴이  강미숙 사회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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